‘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논란, 한국 기독교계는 혼란!

역사교과서 국정화을 놓고 한국 기독교계는 두 진영으로 나누어졌고 분란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0월 16일,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이 모임에 한국사 전공과는 무관한 신학교 교수들이 참여했다. 김수천(협성대), 박명수(서울신대), 박용규(총신대), 배본철(성결대), 이상규(고신대), 이은선(안양대), 이정숙 총장(횃불트리니티) 등 11명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교회언론회 등 친정부 성향의 단체들도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지지했다.
이들은 우선 현행 역사교과서에 기독교 분량이 너무 적다는 점과 현행 교과서가 대부분 좌편향 교과서라는 점을 지적한다. 교계에서 가장 먼저 역사교과서의 종교 편향 문제를 지적한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한 교과서는) 해방 직후 북한 공산군이 감금하고 죽인 조만식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고, 남한의 좌파라고 부를 수 있는 여운형에 대해서는 첫 장부터 크게 다루고 있다. 이런 걸 봐도 저자들이 어느 쪽으로 쏠려 있는지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이와는 달리 현행 역사교과서의 기독교 역사 축소에는 동의하지만, 교과서 국정화에는 반대하는 교단도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 채영남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김영주 총무),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강경민·김형국·박득훈·이문식·정현구 공동대표·복교연)도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한기총·한교연·예장합동·예장대신·예장고신이 하나님과 국민 앞에 망동을 참회하고, 바른 신앙 양심으로 돌아올 것을 진심으로 호소한다”고 했다.
<자료출처-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0510>
사실에 근거한 객관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진정한 한국 역사교과서 집필은 한국 성도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이 바라는 바다.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해야 하는 이유와 근거가 되는지는 결코 분명하지 않다. 그렇다고 국정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배경과 문제점들을 애초부터 무시하는 것도 성급한 판단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한국 기독교 지도자와 교수들은 분명히 의식해야 할 점이 있다. 찬성 측이든 반대 측이든 이 논란에 휩싸인 자신을 우선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부분이 있다. 특히 하나님의 전 우주적 섭리를 역사의 대전제로 삼아야 하는 목회자와 신학 교수로서는 이러한 이전투구의 현장에 갇힌 자신을 더더욱 엄정하게 비판해야 한다. 기독교 역사관을 가지고 보수니 진보니 혹은 우편향이니 좌편향이니 하는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은 우리 얼굴에 서로 침 뱉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비록 기존 한국사 교과서에 한국 기독교 역사에 대한 내용이 미진하여 한국 근현대사를 이해하는 데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두고 분열 양상으로 가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기독교계의 집필참여 논란은 통일되지 않은 우리의 빈약한 역사관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 낼 수도 있다.
우리의 이 혼란은 영원하신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역사의 본질적인 문제를 다시 고민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준다. 국정교과서 찬반론에 휩싸이기 이전에 역사 자체를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으로 수립하는 일에 우선 더욱 몰두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 교계와 신학계는 교회의 성도들과 자라는 차세대에게 올바른 기독교 역사관을 고민하게 하고 성경적인 역사관을 제시하는 데 너무나 무책임했다. 차세대들을 세속사 논쟁의 진흙탕에 몰아넣지 않기 위해 제일 급선무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통회하는 자세로 통일된 기독교 역사관 수립에 온 정열을 쏟아야 할 것이다.